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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지부 초대집행부 사업을 정리하면서
| 편집부 | 조회수 535

사무국장 박 성 식

노동조합은 지난 98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차기집행부의 임기와 회기를 현재 금속노조에 맞추기 위한 규정개정 및 선거관련 규칙을 개정하며 초대집행부의 주요한 사업을 마무리하였다. 아직 몇 가지 사업이 남아있지만 남은임기 동안에 최종 마무리를 하고 차기집행부에 인수인계를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초대집행부 선거에 출마를 하면서 짧은 9개월의 임기 내에 가장 중점적으로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듭하였다. 대체적으로 주간연속2교대제 및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는 문제와 해외공장의 증대 및 각 공장간 물량 불균형에 따른 물량문제, 그리고 산별노조 강화방안 등이 주로 논의 되었으며 비정규직 문제, 각종 현안문제 등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07년에 다가오는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러나 최우선 과제는 구체적인 안건이 아니라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회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12대집행부는 노동조합 내부적인 문제로 인하여 임기를 마치지 못하였고 조합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노동조합의 지침과 방침에 많은 의문과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동조합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한두 가지의 사업을 이루어 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고, 노동조합을 신뢰해 달라고 호소를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오직 9개월 동안의 전 집행과정을 통해서 조합원의 바람이 무엇인지, 진정 조합원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는 고민 속에서 집행 할 때에만 신뢰회복의 실마리는 잡힐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초대집행부의 첫번째 고비는 한미FTA 저지 투쟁이었다. 한미FTA에 대한 조합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한미FTA의 내용이 알려질수록 부정적 이였다. 그러나 보수언론의 융단폭격식 여론몰이와 지난해와 올해 초 성과급투쟁에서 쌓인 파업의 피로감은 한미FTA의 문제점은 우려하면서도 선뜻 투쟁에 동참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신뢰회복 보다는 오히려 혼란이 가중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은 한미FTA의 부당성을 직접 간담회를 통해서 조합원들에게 호소하는 한편 파업결정 과정에서 불거진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문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향후 금속노조 차원의 과제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파업은 수행되었고 논란은 많았지만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확인을 할 수 있었다.

한미FTA 투쟁 이후는 곧바로 2007년 임단협이 기다리고 있었고 노동조합은 현장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마련된 요구안의 기조는 “균형 잡힌 요구안” 이였다. 현장조합원이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노동조합이 특정 지역 및 직군에 대한 요구안을 우선시 했다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공장, 사무실, 근속, 직군과 상관없이 모든 조합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요구를 적절히 배치하였다.
2007년 임단협은 현장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정서와 산별교섭 등을 감안하여 전략과 전술을 배치하였다. 또한 결렬선언에 따른 쟁의찬반투표를 바탕으로 회사를 압박하는 한편 동시에 교섭전술을 구사하여 교섭력을 극대화 하였다. 결국 파업돌입 없이 잠정합의를 최단 시일 내에 이끌어 냈고, 정년연장, 상여금인상, 무상주지급, O/T수당 인상, 주간연속2교대제 등 성과를 일구어냈고 77%의 높은 찬성으로 임단협은 마무리 되었다.

워낙 짧은 임기인 관계로 9개월간의 집행과정에서 확인된 금속노조 전환 이후의 많은 문제점과 노동자건강권 및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며 이제 노동조합은 차기집행부를 구성할 임원선거만을 남겨놓고 있다. 초대집행부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곧 이어지겠지만 임단협을 마무리한 이후에 한미FTA 투쟁 때문에 지금도 울산구치소에 구속되어있는 이상욱 지부장의 말 중에 “초대집행과 07년 임단협을 통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조금이라도 회복되었다면 가장 큰 성과다”라는 의견으로 이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