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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생산의 중심은 국내공장이 되어야 한다!
| 편집부 | 조회수 741

해외공장 물량에 대한 노동조합 개입력 높여야
제21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보고된 전, 현직 간부 해외연수가 지난 3월4일부터 8박10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현직간부들로 구성된 연수팀은 프랑스 CGT(노동총연맹)와 CGT금속노조와의 세미나와 유럽판매법인, 터키공장, 중국공장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글은 해외연수(실사) 당시의 실사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사실그대로 조합원 동지들에게 알려내고자 한다. -정책기획실-


1. 프랑스 CGT(노동총연맹)와의 세미나(3월 6일)
- CGT의 기원과 구성 : 1895년에 창립. 프랑스 내 대표적 총연맹 5개 중 하나. 조합원 수는 70만 명. 96개의 지역본부와 32개의 산업별지부로 구성.
- CGT의 국제부 담당자를 통해 CGT의 역사, 프랑스 노동자 민중운동의 주요 투쟁, 프랑스 노동조합의 교섭체계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질의, 응답을 진행. 놀라운 것은 CGT내에 경제학자들이 상근한다는 것과 프랑스 전체 노동자 중 조직된 노동자는 8%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산별협약에 따른 적용은 노동조합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복수노조의 경우 한 사업장에 여러 노조가 존재할 시 하나의 소수노조가 회사측과 합의해버리면 찬반 절차 없이 그대로 단체협약으로 인정되어 버리는 폐단도 있었다. 이 밖에도 산별교섭체계 등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조합원들의 관심이 높은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된 근무형태 내용과 해외공장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함축하여 알려내고자 한다.

2. CGT 금속노조와의 세미나(3월7일) 주요내용
1) 프랑스 자동차산업 현황
- 연간 3백5십만대 생산. 프랑스 내 연간 판매대수는 2백만대. 세계 4위의 생산실적.
- 프랑스 자동차산업(정비 포함)의 고용규모는 78만명 정도. 부품사를 포함하면 150만명 정도. 프랑스의 주요 자동차회사로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르노, 푸조, 시트로앵을 비롯해 도요타, 벤츠 등이 있다.

2) 르노의 근무형태
- 생산하는 차량과 주문량에 따라 근무형태가 달라진다. 주 4일 노동의 주간연속2교대제(05:00~13:00 / 13:00~21:00)를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대주기는 1주일 단위. 또한 별도의 야간 노동팀이라 하여 21:00~ 05:00까지 10~ 20%의 추가임금을 전제로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금,토,일 주말 노동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하루 8시간 노동(24시간)을 하고 35시간의 임금을 적용.
- 이러한 야간노동반이나 금,토,일 주말노동반의 경우 주문량에 따라 구성, 운영되며, 주말 노동반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직이라 할 수 있는 기간제 계약직(유한계약)을 활용.
- 완성차와 부품사의 근무형태는 똑같다. 우리의 경우 완성차 대비 생산능력이 70~80% 수준인 것에 비해 르노는 생산케파 자체가 완성차와 동일하다. 또한 가격 경쟁력을 이기기 위해 르노에서 생산되지 않는 변속기까지도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3) 해외공장과 역수입 문제
- 수출지역 중 어느 한 곳의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여 새로운 자동차시장이 형성되면 그 곳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외공장을 짓도록 하여 제3국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는 경우는 있으나 단순히 프랑스 노동자들의 고임금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는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 실제 EU가 하나의 국가,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에 EU 가입국 내 타 국가에서의 역수입은 막을 수 없고, EU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완성차와 부품도 자유롭게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3. 서유럽 법인(3월10일)
- 유럽현지법인은 독일 오펜바흐에 있으며 2000년 5월 설립되었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07년 현재 15,890,213대인데 이 중 현대차 시장점유율은 2.0%(315,533대)에 불과하다. 유럽 환경규제 관련해서는 프랑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의 갑작스런 CO2 규제의 세제 적용으로 SUV 판매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우 거의 오더가 없는 상태. 이로 인한 적자가 40억불이나 된다고 한다.
체코에 신공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터키공장의 노후화와 합작투자로 인한 합작사와의 관계를 볼 때 계속적인 증가는 의미가 없다며 차라리 신공장을 짓는게 나은 편이라고 한다.
작년 유럽시장에서의 현대차 판매 비중은 터키에서 3만7천대, 인도에서 5만8천대, 국내에서 21만8천대를 수출하였으며, 08년에는 국내수출 유럽판매 대수는 23만여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한다.
또한 유럽법인 관계자는 CO2 총량규제 등 환경규제로 인해 인도공장에서 소형차를 유럽으로 수출을 많이 해야 국내에서 중,대형차의 유럽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말까지 잊지(?) 않는다.

4. 터키공장(3월12일)
터키의 자동차시장은 07년 기준 연간 57만대(08년 65만대 예상) 수준으로 이 중 현대차는 7.2%인 4만여 대의 내수기반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타 메이커별 터키 내수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포드가 17%, 르노 14%, 피아트 13%, 폭스바겐 9%이다.


주야 2교대(주간:08시~18시, 야간:22시15분~08시)기준 연간 10만여 대의 생산능력으로 엑센트와 매트릭스(국내명:라비타)를 생산하고 있었다. 국내공장과 현격하게 차이가 있는 것은 라인 가동율과 직행율이 99.9%, 편성효율이 94%나 되었다. 엔진생산은 의장공장 내에서 시간당 13대 정도를 조립생산만 하고 있다.
터키공장 역시 유럽의 환경규제에 있어 라비타 1.5의 경우 현재는 EURO4를 적용받기에 별 상관이 없지만 2011년까지는 EURO5에 충족시켜야지만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5. 중국공장(3월13일)
- 2002년 10월 북경기차와 50:50의 투자지분으로 설립되었으며, 현재 1공장에서는 1개 라인에서 6개 차종(NF, EF, JM, XD 4DR, 5DR, MC)을 혼류생산(모듈율 41%, 직서열율 20~25%)하고 있으며 투입비율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고 있다.


2공장에서는 HD 중국형 모델을 4월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자동차시장은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현지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중국내 점유율은 07년에는 06년 대비 4.4% 하락한 6.3%에 불과했다. 소나타 가격을 03년 기준 30%인하 하면서까지 중국진출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자동차 가격은 국제가격보다 월등히 높게 판매되다가 현재는 국제가격 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는 것이며, 그동안 그만큼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고 하였다.
또한 “02년 완성차 수출이 고작 2,000여대에 불과했던 것이 완성차 관세 25%임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는 산타페, 베라크루즈, 에쿠스, 아젤라(그랜져), 제네시스 같은 고가의 차를 3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한다. 현대차의 중국진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으로 인해 고가의 완성차 수출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7. 마무리하며
결코 길지 않은 연수(실사)였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프랑스 금속노조의 산별체계와 교섭형태, 르노공장의 근무형태 등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산별교섭과 주간연속2교대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물론 한국과 프랑스의 사회보장제도와 사회적 시스템의 차이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해외연수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중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활용하고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적용시킨다면 현대자동차 조합원 아니 더 나아가 1천 3백만 노동자들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터키공장과 중국공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가 이후 해외공장에 대한 노동조합의 정책적 결정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한다. 지금까지 해외공장과 관련해서는 누구 책임이 더 크냐는 논리에만 매몰되면서 우리 스스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현실이다. 이제 이러한 논란은 회사의 계획만 더 유리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노동조합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해외공장은 날로 확대되어지고 있고,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해외공장 문제는 국내공장과 분리할 수 없는 위치에 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공장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위기가 온다면 현대차 전체의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속에서 R/D투자를 통한 국내공장 노동자들의 물량확보와 고용보장을 위해 현대차 생산거점의 중심은 국내공장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