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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인 한미 FTA협상 중단하라
| 선전홍보실 | 조회수 1,127
“망국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지하라. 굴욕적 반민주적 협상을 중지하라. 졸속 밀실적인 협상내용을 명백히 공개 홍보하기 전에 체결하지 마라.”
지난 2007년 4월 1일 택시노동자 허세욱씨는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던 서울 남산의 하얏트 호텔 앞에서 몸을 불살랐다. 그의 분신공양에 호응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그 해 6월 한-미 FTA 반대 총력투쟁과 정치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한-미 정부는 허세욱씨가 분신한 다음날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그로부터 3년 후, 한국에선 한-미 FTA 협정문이 본회의에 계류 중이다. 한-미 FTA 협정문은 지난해 4월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한-미 FTA는 한-미 양국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측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규제를 대폭 완화하라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도 전면 허용하라는 것이다. 국가 간에 합의한 협정문을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제적 관례에서 어긋난다. 그런데도 자국의 이익만 챙기려는 미국측 태도는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재협상 요구에 끌려 다녔던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위세에 눌려 또다시 굴욕적 협상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쇠고기 협상에서 대폭 양보한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미국 수입자동차의 환경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7년에 합의할 당시 자동차 분야를 성공한 협상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면 한국이 얻을 실익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쇠고기 분야는 한-미 FTA 협정문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미국 요구로 협상의제로 올랐다. 이토록 중대한 협상이 밀실에서 이뤄지고 있고, 협상시한마저 촉박한 것도 문제다. 두 나라 정부는 다음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20개 주요국(G20) 정상회의에서 재협상 합의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대로 가면 졸속으로 처리된 한-미 FTA 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3년 전, 합의한 한-미 FTA 협정문을 보면 우리에겐 불평등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할 수 있게 한 투자자-국가 소송제나, 서비스 분야에서 수입금지 항목만 나열하는 방식이 미국측 요구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와 자동차 수입규제 완화 요구마저 들어주면 한-미 FTA는 최악의 불평등 협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민주노총과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는 ‘노동권 보호와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미 FTA를 전면 재수정하라’고 요구했다. FTA를 체결한 나라들을 보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기보다 실업과 비정규직만 양산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양국 노총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하다.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노동계는 ‘굴욕적 반민주적 협상’을 중단시키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3년 전 몸을 불살랐던 허세욱씨의 유지에도 부합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