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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익조(比翼鳥) - 비정규직
| 선전홍보실 | 조회수 1,578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라 짝짓지 못하면 날지 못하는 같은 처지
영화배우 임창정이 나오는 영화 ‘위대한 유산’을 본 적이 있다. 
특별히 생각나는 장면은 없었지만 유독 귓가에 맴도는 단어가 있어 인터넷을 뒤져 본 기억이 난다. 비익조(比翼鳥), 영화 속 주인공의 게임 아이디였는데 확인해보니 뜻은 이랬다.
‘눈과 날개가 하나뿐이어서 제 짝을 찾지 못하면 영원히 날지 못하는 비극적인 새’라는 것인데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장한가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다. 
마음껏 하늘을 훨훨 날아다녀야 할 새로 태어났건만 하나뿐인 눈과 날개라는 제약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날개 짓 한번 못해보고 비참한 운명을 맞는 비익조. 마치 현대차의 비정규 노동자를 보는 듯해 안쓰럽기만 하다. 
그렇다. 현 시기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 또한 비익조에 못지않다.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콘베어를 타면서도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감수해야만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거기에 상시적인 고용불안은 더 할 수 없는 이중고로 다가온다.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을 깨기 위해 비정규직 스스로 조직하고 저항하고 법에 호소도 해봤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했다. 
수구세력의 정권유지와 자본의 이윤착취라는 고리가 딱 맞아 떨어지면서 비정규직의 절규는 번번히 외면당하고 마는 게 현재 우리사회의 암울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차별받고, 냉대받고, 착취당하면서도 법에 보장 된 노동3권 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은 비정규직의 힘만으로 돌파하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따른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비정규직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정권과 자본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기대하기엔 수구세력들의 도덕성이 너무 타락해있다. 
비록 비정규직 동지들의 점거농성이 해제되고 교섭국면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그간 취해 온 사측의 행태를 봐선 염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투쟁이 불가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투쟁하지 않으면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하고 해결하는 노력도 전무하기 때문이다. 
5년을 기다려 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또 다시 아픔을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 짝을 만나면 하늘을 날 수 있는 비익조처럼, 정규직노조와 조합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찬 비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지금부터 다시 연대하고 투쟁하자.                선전위원 이상규
 pooreun7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