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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품 되는 것을 두려워 말자!
| 편집부 | 조회수 1,286
몇 해 전 교육위원을 함께 했던 인연으로 가끔씩 만나 조언도 구하고 때론 격의 없이 술 한잔하며 지내는 선배활동가가 있다. 비정규투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얼마 전에도 우연찮게 집회장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선배로부터 들었던 많은 얘기들 중 지금껏 뇌리에 남아 있는 말이 있어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과거에 비해 활동가의 의식이나 결의수준이 예전만 못하는 이유를‘빈자리는 반드시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게 된다. 때문에 내가 아니면 안 돼 라는 아집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또한‘활동가는 영구품이 아닌 소모품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것’이 당시 이야기의 골자였다. 소모품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활동가가 만연할수록 현자노조의 조직력과 생명력은 그만큼 단축된다는 것인데 그 비유가 너무나 절묘하다. 특히 최근 들어 활동가의 도덕성이나 자질문제가 여러 도마 위에 오르내리며 노동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가고 있는 터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활동가란 모름지기 노동운동의 발전과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 실현을 위해 자신의 한 몸 기꺼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을 기본 소양으로 삼는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초기에 결의했던 초심들은 흔적을 감추게 되고, 그 빈자리엔 영구품이 되고자하는 개인의 욕심으로 채워지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목격하게 된다. 그런 부류들의 공통점은 인기주의, 보신주의에 함몰되어 공리보다는 사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다 문제가 불거지면‘내가아니면 안 되는 줄 알고...’‘그만 하고 싶었는데 주위에서 부추겨서 나왔다’는 식의 비겁한 자기변호만 늘어놓는다. 
현자지부 내에 이런류의 득세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피해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장차로는 노동조합의 근간을 뒤흔들 위험요소가 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선수(選數)의 제한을 두는 노동조합의 제도적 장치와 다선 대의원이 무조건 옳고 똑똑할 것이라는 일부 조합원들의 잘못 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은 활동가 스스로‘소모품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투철한 노동자적 의식과 기본 소양에 충실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쓰다 버려지는 소모품은 그만큼의 효용가치라도 남지만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영구품은 생명력 없는 박제와 같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잊지 말자.  
선전위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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