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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년퇴직자의 죽음. 그 이후....
| 편집부 | 조회수 1,742
며칠 전 함께 일했던 형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지부신문 기사로 실은 적이 있다. 신문이 현장에 배포되자마자 필자와 마찬가지로 미처 부고를 받지 못했던 옛 동료들로부터‘누구시냐’‘연락 좀 해주지, 안타깝다’는 등의 연락이 쇄도했다. 이렇듯 한 사람의 죽음은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를 애통하게 한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 일이 있고 3~4일 지나 메일을 열어 볼 기회가 생겼는데 꽤 많은 편지들이 도착해있었다. 평소 같으면 읽지도 않고 바로 삭제했을 텐데 눈에 띄는 몇 개의 편지가 있어 열어보았더니 지난 신문기사에 대한 답장 형식의 글들이었다. 
주로 정년퇴직을 앞 둔 선배노동자들의 것이었으나 개중에는 더러 이미 퇴직하신 분들의 편지도 섞여있었다. 
생전 처음 메일을 써본다는, 그래서 많이 망설였다는 글로 시작되는 편지의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고인의 명복을 빈다’‘애석하다’ ‘관심 가져줘 고맙다’‘나도 곧 그럴 처지가 될 텐데 걱정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주문하는 것이 신문에 기사화 됐듯 퇴직 한 조합원에 대한 사회 적응 교육을 배치했으면 하는 바램을 노사모두에게 전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퇴직 후 특정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는 퇴직조합원의 희망자에 한해 사내 연수원에 주2회 출근시켜 교육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교육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로 하고 임금은 당연히 없겠지만 점심식사 정도는 사내식당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 말하고 있다. 
교육기간은 2~3개월 정도로 운영하면서 프로그램으로는 퇴직자간 정보공유, 건강관리, 재산관리, 사회보장프로그램 안내 및 설명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물론 당장에 실현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퇴직자는 곧 현대차의 고객이자 홍보대사이며 현자지부의 든든한 응원군이라는 것을 유념해달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   
60세 이전에 백수가 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가고 있는 지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예비퇴직자의 고민에 대해 현대차 노사 모두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선전위원 이상규 pooreun7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