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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이‘카이스트’를 ‘킬러스트’로 만들었습니다
| 편집부 | 조회수 1,726

지부장  이  경   훈

국가 과학기술의 첨단화를 위해 영재들만 들어 간다는‘카이스트’가 3개월 만에 4명의 학생과 세계적으로 촉망 받던 교수가 자살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한국 과학 교육의 메카를 꿈꿨던‘카이스트’는 영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킬러스트’(?)로 변하고 있습니다. 
비극의 원인은 학비가 무료였던 카이스트에서 성적 평점이 미달되면 등록금을 내는 징벌적 등록금 제도와 전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고, 낙제 과목 재수강 금지, 졸업 정원제로 정원의 30%를 더 뽑아 놓고, 30%를 탈락시키는 무한 경쟁과 지독한 성과주의가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입니다.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서남표 총장이 주도한 무한 경쟁 시스템을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카이스트 학무모들은 진단서를 끊고 휴학 중인 아들을 보며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대학에서 우리나라 말이 아닌 영어로 100% 수업을 한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문의 탐구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교육전문가들도 100% 영어 강의는 학문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것이며, 카이스트 교수들조차도‘100% 영어 강의는 국가의 수치’라고 하였습니다. 
카이스트 교수 협의회에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64명의 교수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였고, 104명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번 카이스트 사태를 반면교사로 우리나라 교육 정책과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1년에 1천 만원에 이르는 등록금과 끝없이 치솟는 사교육비, 이명박 대통령의 영어 공용화론과 영어수업이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허위의식, 대학의 서열화 등 전면적으로 교육정책을 바꾸지 않는한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사실입니다.
‘오렌지를 어륀지로 발음한다고 대학과 학문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어느 교수의 말처럼 영어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학문을 추구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소중한 인재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카이스트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학문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와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용기, 따뜻한 칭찬의 말 한마디를 전합시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