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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아워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
| 편집부 | 조회수 3,567
맨아워는 적정노동강도 확보, 고용안정 기틀마련, 현장 활동의 핵심이다
지부신문에서 34, 35호에서는 M/H가 어떻게 산출되는지와 금속노조에서 제시하는 표준메뉴얼에 대한 개념과 M/H 측정법의 종류와 측정 시 쟁점사항에 대해 알아 봤다. 
또한, 협상진행 단계와 교섭체계/ 교육체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근추위에서 현대자동차의 M/H 산정기준을 만들기 위해 근추위를 비롯해 대의원 76명으로 구성된 M/H위원들이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만의 산정기준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한 분수령이 산정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현장에서 신차투입 및 F/L시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맨아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모답스란 기준으로 현장조합원과 대의원들을 압박하지만 우리에게는 최소한의 기준마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적정노동강도 확보와 고용안정의 기준이 바로 M/H기준을 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왜 현대차 지부에서 M/H 산정기준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근추위 자문위원으로 있는 인천대학교 백승렬 교수로부터 들어보고자 한다. 현장에서 M/H 산정을 위한 동작연구를 비디오로 찍어서 분석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일부에서 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막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되고 있다. 4만 5천 조합원들의 단결과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조합원들의 건강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이다. 
M/H 기준을 산정하는 것은 집행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미래를 위한 장치 마련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노동조합을 위해서도 조합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말로만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선동하고 선언하는 시기는 지났다.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주장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편집자 주 -                                                                 
▣ 왜 맨아워인가?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 된 사안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맨아워”기준 마련이다. 현재 맨아워 교섭은 각 공장별 대의원들이 책임을 지고 진행하고 있으며, 신차투입시점이 늦춰지는 한이 있어도 추가인원에 대한 협상이 크게 불리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왜 새로운 맨아워 기준이 필요한 것일까?
새로운 맨아워 기준의 필요성은 우선 세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첫번째는 적정노동강도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공장별, 라인별, 직군별 균등한 노동강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는 점이다. 세번째로 노동의 시간만으로 산정되는 임금이 아닌 노동의 질도 임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노사가 인정하는 맨아워 기준의 필요성은 이미 독일등 선진국의 노동조합 활동에서 증명이 된 것이다. 독일의 경우 노사가 공동으로 맨아워 기준을 마련하고 있어 생산계획과 신차투입시 생산량 결정과 작업시간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의견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임금체계 및 작업조직의 개편등 노동의 인간화를 위한 기초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노사가 인정하는 맨아워 기준 마련은 적정 노동강도 확보를 위한 첫걸음인 것이다.
▣ 적정노동강도 확보와 고용안정의 기준인 맨아워
노동조합이 생긴 이래‘적정 노동 강도’의 문제는 끊임없이 노사간 문제의 쟁점이 되어왔고 이는 세계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산성을 올리려는 자본과 노동강도를 낮추려는 노동자간의 지속되는 쟁점임에는 틀림이 없다. 
적정노동강도 확보를 위하여 과거 완성차노조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졌고 2000년대 초 근골격계질환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완성차사(현대, 기아, GM대우, 쌍용차 등)의 적정노동강도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게 되었고 각 부품사 또한 적정노동강도의 기준이 모두 달라졌다. 경제위기 혹은 경영위기가 닥치면 노동강도가 높아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98년 구조조정과 GM대우에 이어서 쌍용자동차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를 살펴보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경영위기가 닥치면 사측은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의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단행하게 되고 가장 빠르고 많은 비용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은 인건비 항목이다. 
줄일 수 있는 인건비 항목은 이미 노동조합이 근거를 제공하여 주었기 때문에 가장 빠르고 손쉽게 구조조정에 착수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제공한 근거는 다름아닌“편성손실”을 묵인한 것으로 신차 투입시 노동강도를 낮추려는 인원 확보 노력에 힘입어 편성효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편성효율의 상대개념인“편성손실”은 곧“잉여인력”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니“잉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편성손실은 편성효율이 낮아질수록 반대급부로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편성손실에서“손실”의 의미는 생산과정에서 없애야 할 절대적인 목표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구조조정 국면이 닥치게 되면 편성효율의 잣대는 반대로 편성손실의 잣대로 바뀌게 되며 예를들어, 편성효율 60%의 작업장에서는 편성손실 40%가 발생하게 되고 불가피한 손실인 10%정도를 제외한 30%의 인원이 구조조정 되어야 한다는 간단한 산술적 계산이 나올 수 있다.
이미 GM대우에서는 GM에 매각되기 이전 RWF공법으로 산출해놓은 기준으로 편성손실분에 해당하는 인원을 구조조정하고 편성효율 9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도 마찬가지의 수순으로 진행되었다. 
생산을 관리하는 관리자 교육에서 제일 중요하게 강조되는 항목이 손실을 찾아내고 이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에서는 노동강도 저하와 고용안정을 위해 인원 확보에 대한 협상을 사활을 걸고 진행하고 있으나 한시적인 인원확보에 그치고 있고 추가적으로 확보된 인원을 표준공법서에 정규화 시키지 못한채“편성손실”개념으로 남겨두고 있어 언제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고 다음번 신차 투입시에도 지난번 이미 확보된 인원에 대해서도 다시 협상하게 되는 불합리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노사가 합의된 맨아워의 기준을 마련해 놓으면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산출한 인원이 아닌 생산을 위해 작업조건과 작업장 상황, 작업자의 조건등을 모두 포함한 합리적인 맨아워 기준으로 전 사업장의 인원을 체계적으로 산정하게 되고 추가적으로 기존의 노사협상에 의해 추가 투입된 인원을 정규 편성인원으로 포함하게 되어“편성손실 인원”이 최소화 되게 된다. 이는 구조조정의 빌미가 되던“잉여인력”이 최소화 된다는 의미로 고용안정의 근간이 될 수 있다. 또한 노측의 공장별, 대의원별 협상력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던 노동강도의 불균형이 최소화 되며 현대자동차 전 사업장에서 적정한 노동강도가 확보될 기틀로 작용할 수 있다. 
▣ 현행 맨아워 협상의 문제점
맨아워의 기준이 매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러나 완성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산업에서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맨아워 협상은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눈앞에 보이는 고용안정을 위해 매진해 온 것이 사실이다. 
현행 맨아워 협상의 구조에는 크게 네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맨아워 기준은 사측이 제시하고 노측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현재 운영되어 온 인원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노측에서는 체계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로 모듈화, 외주화, 사양변경, 신공법도입등 다양한 기술발전을 통한 사측의 생산성 향상 요구에 맞서 협상을 통해 현재 인원을 그대로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고령화, 비정규직화가 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노동조합의 협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번째는 협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된 인원은 정규 편성인원이 아닌“편성손실”인원으로 남는다는 점이다. 추가 인원이 정규 편성인원으로 조립공법서가 개정이 되면 사측에서는 다음 협상때 이 인원을 기준으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그러나 협상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존재하지 않아 추가인원은 사측의 편의대로 편성손실 인원으로 구분되게 되고 다음 신차 도입시 이런 손실 인원을 제외한 정규인원만을 대상으로 공정을 설계하게 되어 처음부터 협상을 다시 하게 되는 악순환 구조를 반복하게 된다. 
세번째는 협상에 참여하는 인원의 전문성 문제이다. 사측은 생산기술센터에서 맨아워 설계만 전담하는 인원이 기준을 제시하고 생산관리자가 전담하여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노측에서는 임기가 제한된 대의원이 협상에 참여함으로써 수차례 당선된 대의원이 맨아워 협상에 한번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협상의 경우 참여자의 경력과 노하우, 지식이 협상력으로 크게 좌우하게 되나 현행의 맨아워 협상은 노측 위원들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가 되지 못한다.
네번째는 맨아워 교섭이 양산직전의 M카 단계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M카 단계에서는 이미 양산일정이 확정되고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제약은 물론 이미 사측에서는 내부적으로 양산을 위해 맨아워가 확정되고 인원배치 계획이 완성된 시점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노측의 협상위원들은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매체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양산시기를 늦추어 가며 인원확보를 위한 맨아워 교섭을 진행하지만 확보된 인원은 앞서 언급한“편성손실”인원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 새로 도입되어야 하는 맨아워 산정체계 
이미 금속노조에서는 이러한 맨아워 기준의 단점을 보완하고 나아가서는 적정노동강도 기준을 수립하고 고용안정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올해 4월 적정노동강도 확보를 위한 맨아워 산정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자신의 노동강도를 스스로 참여하여 산정하는 작업시간 산정방식을 비롯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교섭체계, 측정당시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측정시 주의사항, 측정방식의 편차를 고려한 실측방법, 작업장의 조건 및 상황을 고려한 분배시간   (기존 여유시간의 개념)의 확보 방안, 협상에 참여하는 인원에 대한 전문성 확보방안 및 개입시점등에 대한 가이드가 제시되고 있다.
금속노조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전체 금속노조 사업장의 일반성을 대표하기 위하여 작성된 기본적인 체계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효과적이고 공세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금속노조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하고 여기에 현자지부만의 특수성이나 작업조건, 상황, 조합원의 구성 특징 등을 부가하여 현자지부만의 맨아워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가장 시급한 것은 현행 맨아워 산정체계를 분석하고 현장의 실정과 비교하여 기준시간(기존 정미공수)로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측에서는 모답스 공법으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공법이 현실과 맞는지, 다르다면 보완을 해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현대차에 맞는 다른 공법을 찾을 것인지를 고민하여야 한다. 
▣ 실태조사를 통한 맨아워 기준 마련
전쟁터와 비교되는 협상테이블에서 사측은 이미 모답스 공법이라는 훌륭한 무기를 가지고 맨아워 협상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노측에서는 모답스를 막아낼 만한 방패도 공격을 할 만한 창도 없이 대의원이 맨몸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자의 대표가 아무런 보호장비도 무기도 없이 날카로운 무기를 가진 사측과 협상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싸움이 될 여지가 없고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결과가 노동자 개개인에게 노동강도와 고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노사 합의된 맨아워 기준이란 노사 양측이 똑같은 무기를 가지고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같은 기준으로 같은 조건에서 협상에 참여한다면 협상의 방식이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미 독일등 선진국 노동조합에서는 이러한 맨아워 기준의 의미를 파악하고 노사가 동등한 조건과 자격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사 합의된 맨아워 기준에는 현장의 상황이나 실태,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되어여야 한다. 협상테이블에서 사용할 무기는 조합원 입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협상에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 현장의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맨아워 기준만 조합원의 입장에서 조합원을 위한 무기로 작용하여 노동의 인간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