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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 따먹는 이야기”
| 편집부 | 조회수 2,700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김문수 경기도지사(한나라당)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회 특강에서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예로 춘향전의 변 사또를 비유로 들며 한 발언이다. 김문수지사의 '춘향전' 비하 발언으로 여성단체와 지역정가를 중심으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발언이 크게 논란이 되자 경기도 측은 "공무원 청렴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머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사회지도층의 여성비하와 성적발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논란의 중심에는 정부와 여당(한나라당)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원직 제명까지 거론된 강용석의원을 비롯해 대통령까지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진행한‘정치인 최고의 망언’투표를 보면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이들의 망언을 살펴보면“외국 마사지걸 얼굴 별로인 여자 골라라”“룸살롱에선 자연사 찾아”“아나운서 다 줘야”“여기자와 친해지려면 어깨에 팔을”등 이들이 사회지도층인사라고 믿기 어려울정도로 입에 담기 민망한 말들이다. 
이들의 발언을 비추어 볼 때 평소에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디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 보다는 성적 노리개 감이나 그저 집에서 아이나 보고 밥이나 하는 하찮은 존재로 밖에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도 성적비하에 시달리는데 노동자의 신분이라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이라면 그 강도는 몇 배가 될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임금착취는 물론이겠지만 은연중에 내뱉는 신체적 모욕감도 엄청날 것이다. 파업현장에서 벌어지는 노골적 성추행(가슴을 밀치는 행위, 임신 배를 걷어차는 행위)은 범죄행위와 같음에도 처벌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이들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여성이 정치를 하건 선생을 하건 운동을 하건 무엇을 하건 항상 앞에는‘여’자 가 붙었다. 여성정치가, 여선생, 여기자 등 여자가 하면 무조건‘여’자를 붙인다. 
수 백 년 이어진 전통 아닌 전통이 되어버린 사실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김문수지사의“춘향이 따 먹는…” 발언은 그래서 면죄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선전위원김동환
kdh106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