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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개월만에 출근한 쌍용차노동자 '기쁨과 안타까움' 교차
| 현자지부 | 조회수 2,579

43개월만에 출근한 쌍용차노동자 '기쁨과 안타까움' 교차



【평택=뉴시스】김기원 기자 = 쌍용 자동차 평택공장을 떠났던 무급 휴직자 등 489명의 노동자가 43개월 만인 5일 첫 출근했다. 출근길 아침 평택공장 정문 앞은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2009년 8월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일터를 떠났던 무급 휴직자 454명과 징계를 받은 뒤 법정소송에서 승소한 12명, 정직 처분을 받은 징계자 23명 등 489명은 회사의 복직발령에 따라 이날 첫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회사로 돌아온 노동자들은 43개월 만에 본 동료와 서로 얼싸안고, 악수하며 기쁨을 나눴다. 반면 일터로 돌아오지 못한 해고 노동자들을 보고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첫 출근 한 무급휴직자 이성호(50)씨는 "막막하게 지냈던 3년7개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답답하다"며 "앞으로 열심히 일해 다른 동료들도 일터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출근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정리해고자에 대해 "그들의 외로운 싸움 덕택에 일터로 돌아왔다. 마음의 빚으로 남아 아프다"며 "빠른 시일내에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동료의 복직을 축하하기 위해 공장정문 앞에 서 있던 정리해고 노동자 김득중(45)씨는 "오랜만에 웃으면서 출근하는 동료들이 너무 좋다. 정말 내 일처럼 기쁘다"며 "함께 일하는 날이 곧 오지 않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택공장 정문앞 송전탑에서 106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상균씨는 "출근하는 동지들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니 마음 짠하다"며 "그동안 생긴 마음의 상처를 일터에서 치유하기 바란다. 나도 곧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며 희망을 피력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도 성명서를 내고 "무급휴직자들의 복직을 환영한다. 앞으로 갈등과 반목이 아닌 화합과 단결의 일터가 되기를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국정조사 실시와 정리해고자 복직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업노조 소속 이규백 교육실장은 "3년 7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째든 복직한 것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복직한 동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조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권용섭 홍보실장도 "복직을 환영한다. 빠른 시일내에 회사에 적응하고 경영 정상화에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자는 "반가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다"며 "복직에 따른 고통분담이 온전히 생산근로자들 몫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날 복직한 489명은 8주 동안 직무 교육과 조직 적응 훈련을 받은 뒤, 자동차 생산현장에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