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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일만에 쌍용차 송전탑 농성 해제
| 현자지부 | 조회수 2,883

171일만에 쌍용차 송전탑 농성 해제
쌍용차지부, "건강악화로 농성은 해제하지만 투쟁은 계속된다"

171일 동안 15만 4천볼트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서 ‘해고자복직과 비정규직철폐,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로’ 고공농성을 진행했던 쌍용차 한상균 전 지부장과 복기성 비지회 수석부지회장이 9일 농성을 해제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7일 의료진이 철탑에 올라가 농성자들을 진료한 결과 복기성 수석부지회장은 고혈압, 위출혈, 허리통증 등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 돼 농성해제를 결정했다.”면서 “건강상의 문제로 철탑 농성을 마무리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투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범국민 대책위와 민주노총 조합원들, 종교계, 시민단체, 노동단체,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등 300여명은 오전 11시 송전탑 밑에서 “쌍용차 송전탑 농성 끝이 아닌 또 다른 투쟁 선언”이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쌍용차 국정조사는 쌍용차 문제 해결의 시작이며, 죽음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쌍용차 사태 해결을 바란다면 쌍용차 이유일 사장은 물론 대주주인 마힌드라 파완 고엔카 사장, 박근혜 정부는 즉각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오 경 두 명의 농성자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고가사다리차량을 이용해 땅을 밟았다. 상대적으로 건강상태가 더 심각한 복기성 씨는 고혈압과 허리통증으로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해 들것에 실려 옮겨졌다. 의료진은 둘 다 우울증과 위궤양, 허리통증 등 건강상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복기성 씨는 “건강 악화로 내려오게 되어서 죄송하다. 몸 추스르고 이 땅에 헐벗고 고통 받고 억울하게 죽어가는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픈 몸보다 농성을 중단하게 된 것에 괴로워했다.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복기성 씨의 부인도, 반년 만에 만난 남편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상균 씨는 “지난 가을에 송전탑에 올라, 반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한 발자국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함께 송전탑에 올랐던 세 동지가 웃으면서 작은 소망을 이루고 내려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보지만, 두 동지가 아파서 신음하는 시간들을 지켜보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면서 “따뜻한 봄을 맞고 보니 혹독했던 추위가 무서웠던 게 아니었다. 4년 동안 단 한 번의 대화도 응하지 않은 쌍용차 회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수많은 연대의 힘으로, 민주노총의 힘으로 쌍용차 사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와 정리해고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이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국민 행복시대고, 국민 대통합 시대다.”고 일침하며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와 자본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게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명 모두 구급차로 평택 굿모닝 병원으로 이동했으며, 정확한 건강 상태를 진단할 예정이다. 현재 농성자들은 경찰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