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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군주의 현대차 방문-떳다 왕회장, 받들어 총으로 답한 가신들
| 현자노조 | 조회수 13,801
지난 13일(금)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하였다. 방문한
이날 전공장에 비상걸렸고 명촌 정문에 왕회장이 탄 차량이 출입할 때에는
생산차량이나 업무차량 등 모든 차량이 정지했다.
3공장 견학통로 입구에는 혹시나 있을지 모를 현장 순회에 대비하여 현장
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일반 사내 차들의 주.정차마
저도 가로막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업무시간임에도 수백명의 관리자를 동원, 일렬로 도열하여 박수로 맞이하
는 모습은 더 이상 할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급기야 왕회장의 현장순회에
맞춰 3공장과 엔진기어사업부의 일부 라인에는 근무시간까지 변경하는 사
태가 벌어졌다.
방문 수일 전부터 울산시내에 있는 페인트가 동이 날 정도로 온 공장 벽과
통로를 페인트로 도배를 하고 각 사업부 관리자를 동원하여 왕회장 방문에
대비하는 광경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
었으니 실제 방문한 이날 모든 업무가 창업자 1인을 위해 하루가 존재한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절대 왕권시대에서나 가능한 일이 첨단을 달리는 정보화 시대에
벌어질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현대그룹의 모든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들의
인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모든 주권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
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수 많은 다수보다 권력이나 돈을 움켜진 자들을 위
한 세상임을 한번더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근무시간만큼은 엄연히 단협에 명문화되어 있는 사항임에도 회사
임의적으로 근무시간을 변경한 것은 분명한 단협 위반이다.
노동조합은 근무시간 변경에 대해 어느 사업부의 몇 라인에서 일어났는지
철저한 진상을 조사할 것이며 만약 법에 위촉되는 부당행위로 판명된다면
그 책임자는 단호히 법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아무리 회사 공장 차원의 지침이 내려지더라도 사업부장이나 생산 관리자
들은 과정을 밟아 근무시간을 변경해야 함이 마땅하다.
창업자에게 예우를 갖추는 그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예우
를 갖추더라도 조용하게 맞이하는 것이 모두에게 비난받지 않고 존경받는
지름길이라 판단한다. 노.사간의 신뢰는 아주 상식적인 것에서 생기는 것이
며 노.사화합을 수백번 강조하는 것보다 평소 경영 정책에서 조합원에게
불신을 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구성원들에 의해 조직이 굴러가고 존재할 때 그 조직은 희망이 있다.
새 천년을 불과 40여일 앞둔 현시점에서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경영으로 회
사의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