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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를 탄압할 게 아니라 정리해고부터 철회하라
| 편집부 | 조회수 2,073
김진숙, “99번 쓰러져도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견뎌내겠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향해 달린 '희망버스'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오늘로 160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는 물론 온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
11일 1시 50분경, 부산 한진중공업 정문 안 단결의 광장에 모인 전국의 희망버스 참여자들과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짧은 소감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진중공업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가 광장 앞에 설치되었지만, 참가자들에게 이 컨테이너는 집회 연단으로 꾸며져 많은 이들이 이곳에 올라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우리의 목소리와 연대가 뭉둥이가 되어 돈만 밝히는 도둑고양이를 내쫓아야 한다”며 참여자들을 독려했다.
함께 자리에 오른 문정현 신부는 “김진숙 노동투사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싸움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투쟁의 승리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방이 결정될 것”이라며“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이어“우리 노동자는 정부를 잃어버렸다”며“대통령, 장관 모두가 재벌편이기에 우리의 투쟁은 노동해방과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만드는 투쟁이어야 한다”며 이 투쟁의 의미를 피력했다.
이날 희망버스에는 20년 전, 한진중공업 노동자이자 열사인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도 함께해 참여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고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는“창수가 20년 전 여기서 죽었다. 그래서 이곳에 다시오니 눈물이 난다”며“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투쟁한다면 희망의 불씨가 계속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공 크레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동지는 백기완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박창수 동지 아버님, 박종철 동지 아버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을 만큼 뜨겁게 고마운 여러분. 제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비틀거릴 때마다 천수보살의 손으로 제 등을 받쳐주신 여러분. 꼭 이기겠습니다. 157일 아닌 1570일을 견뎌서라도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 여기까지 왔던 그 마음 그대로, 아흔 아홉 번 쓰러져도 결코 무릎 꿇을 수 없었던 그 마음 그대로, 굳건히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아님에도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로 향한 까닭은 정리해고 문제가 바로 국민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비극적인 죽음의 행렬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듯이,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곧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일이다. 쌍용자동차에서 한진중공업으로, 그리고 한진중공업에서 또다시 어딘가로 이어질 죽음의 정리해고 사슬에서 벗어날 국민은 없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 사측은 용역을 동원해 한진중공업을 봉쇄했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수많은 노동자가 부상을 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외부세력' 운운하며 무단침입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탤런트 김여진 씨도 영도조선소를 나오다 경찰에 연행돼 풀려나기도 했는데, 경찰은 김여진 씨를 비롯해 불법 행위 여부가 파악된 관련자들을 소환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170억 이상의 주식배당금을 받고도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사측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경영 방침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국민의 순수한 연대의 손길을 끊기 위해 발버둥칠 게 아니라 당장 정리해고 방침부터 철회하고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