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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임.단협 평가-99투쟁을 돌아보며…
| 현자노조 | 조회수 8,736
이번 임. 단협은 준비과정에서 요구안을 성안하는 과정이나, 협상과정에서
노측 교섭위원들의 중지를 하나로 묶어내는 일 등 모든 것이 역대 교섭과
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던 임. 단협이었다. 3사 통합이라는 현
실속에 진행된 이번 임. 단협의 주된 실무를 맡았던 기획실에서 자체평가
를 통한 득실을 정리해 본다.

기획실장 윤 선희

준비과정의 집행부 고민
출범 당시 대다수 조합원들은 회사의 통제에 발이 묶여 그 무엇에도 자신
감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난 고용조정 투쟁때 당한 분노만 남아 있
었을 뿐 이를 규합하고 다시 투쟁하면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노동조합이 있음에도 지켜주지 못한 부분에 대한 조합원의 원망과 노동조
합에 대한 실망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만이 우리들의 대안임을
각인시켜야 했다.

2/4분기 노사협의회는 99투쟁의 시작!

노사협의회 안건을 회사에 발송했을 때의 회사 반응은 임. 단협 요구안이
지 이것이 어떻게 노사협의회 안이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전대 집행부에서 미결사항으로 남겼던 무급휴직자 처리건을 비롯한 빼았긴
성과, 현장통제, 그동안 모든계층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던 사무일반직의
권익신장을 위한 내용을 담아 요구했으며, 회사로부터 지난 고용조정 투쟁
당시에 회사의 처사에 대한 사과를 여러차례 유도해 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지난 1년여의 기간동안 회사가 위반했던 단체협약
위반사례 120여건을 수집해 회사의 부도덕한 관리를 질타하고 최소한의 약
속인 단체협약과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회사를 강도높게 응징 할 것임
을 통보했다.

임. 단협 요구안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집행부는 3사 통합 추진과 함께 3사 공동단협을 위해 비교하고 지불능력을
분석했다.
현재 우리 조합원들이 갖고있는 투쟁력과 조직력을 감안하고 노동조합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내용들을 담아내기로 했다.
조합원 대다수는 고용안정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았으며, 두 번째가 인사
경영참여에 대한 욕구였다.

※ 단협요구사항 우선 순위<표1>

임. 단협의 주요 기조와 과정

집행부에서는 임. 단협을 통해 확보해야 할 5대 실천과제를 설정했다. 설문
과정에서 나타난 조합원의 바램과 노동조합이기에 당연히 추진하고 강화해
야 할 부분을 택했다.

1. 경영참여를 통한 고용안정 확보
2. 노동강도 강화 저지하여 살맛나는 일터 건설
3. 3사 통합 임. 단협을 통한 조직통합 완성
4. 고용조정 후 미 해결 문제 해소
5. 노동조합 중심의 현장조직력 강화

이와 함께 노동조합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수용 요구보다는 다양한 논리와
근거자료를 갖고 회사를 압박해 들어갔다. 모조직에서는 준비 및 대응능력
이 약하다며 집행부를 은근히 비꼬기도 했지만 역대 어느 교섭과 달리 노
동조합의 요구안 거의 모든 부분에서 논리 우위에 있었던 당당한 협상이었
다.

부채도사와 쟁의조정 신고

회사가 내세운 논리는 정부 및 채권단으로부터 압박받고 있던 부채비율
185%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해 임기응변식으로 임한 기아자
동차의 몰락을 이유로 들어 쟁점사항 7개 조항에 대한 극구 반대에 나섰
다.
이에 노동조합은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중노위의 올바른 중재를 위해 노동조합에서 분석
한 회사 지불능력 분석자료 및 2차 오일쇼크 이후 지금까지 흘러온 과정들
을 세세히 설명하는데 주력했으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어내는데 성공했
다.

합법적인 투쟁의 필요성

일부에서는 합법적인 투쟁기조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우리 현실을 볼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었다. 승리에 반신반의하는 대다수 조합원들을 투
쟁공간으로 안내하고 자신감을 갖고 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쟁의행위에
대한 회사의 개입을 최대한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또 투쟁을
통해 활동가들이 구속되는 상황을 막고자 했다. 구속을 통해 또 다른 활동
가를 양성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그로인해 본인이나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 노동조합과 조합원이 안아야 하는 짐은 여간 큰 것이 아니다.
따라서 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시일이 다소 걸린다하여 팽게칠 이유
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투쟁전술의 변화가 90%이상의 참여를 불러왔다.

노동조합은 합법적인 투쟁속에서도 어떠한 방안이 조합원들의 최소 피해로
진행 할 수 있는가를 확인했다. 하루 종일 파업을 할 경우 조합원들이 입
는 손실규모는 대단하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이전에는 최소의
피해로 최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투쟁전술을 택했다. 무임승차 없다
는 투쟁 방침 아래 직접사업부와 간접사업부를 묶어 편성하고 해당 사업부
와 대의원들이 참여율이 저조한 조합원을 안내하도록 했다.
투쟁의 속성상 일부만 참여 할 경우 한달이 걸릴 투쟁이면 전체가 참여할
때는 일주일이면 가능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부 설립이후 단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했던 파업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아산, 남양지부와 본조내 참여율이 저조하던 간접 사업부가 대거 동참한
사례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성과였다. 또 노동조합이 생산에 대한 전권을
휘두른 과정이었다. 이것이 합법적인 투쟁이 주는 산물이었다.

과정이 부족해 불러온 1차 잠정 합의

처음 시작 할 때와는 달리 조합원들의 기대심리 및 투쟁 승리에 대한 확신
이 점점 높아가고 있었고 남아있던 쟁점에 대한 확보 가능성을 점점 강하
게 가지던 시기였다.
쟁점으로 남아있던 내용의 다수는 노동조합 12년동안 거의 계속하여 요구
했으나 달성하지 못했던 핵심 내용들이 대다수였다.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일부 요구안은 상급단체의 지침에 의한 것도 있고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할
내용들이기에 사전 여건 조성차원에서 쟁점화하는 내용도 있다. 교섭위원
들은 내용이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회사를 압박하고 힘을 통해 얻어낼수 있
는 최선의 성과물이라는데 공감하고 잠정합의를 하게 되었다.
물론 더 치열하고 결렬한 투쟁이 뒤따른다면 소폭의 성과가 추가되기는 하
겠지만 노동조합이 오늘 하루로 끝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내일을 기약 할
수 밖에 없었다. 조합원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과 시기 선택 등
으로 결국 54.5%로 1차 잠정합의는 부결되었다.

인준투표 통과와 뭍혀버린 성과들

잠정합의라는 것은 교섭에 참가했던 교섭위원 대다수가 부족하긴 하지만
따라서 역대 추가 협상에서 획기적으로 달라진 내용들이 거의 없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번 또한 마찬가지로 조합원들의 불만요소를 조금이나마 치
유하고 다시 2차 투표에 부칠수 있는 합의안 도출이 잠정합의 이후 추가협
상에서 진행된 일반적인 분위기가 됐다.
그러나 과연 일부 조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성과가 없는 투쟁이었
는가에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세부내용을 여러차례 홍보했기에 간략하
게 정리만 해 본다. <표2>

노동조합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조직력은 투쟁을 통해서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
나 노동조합 설립 12년 동안 단 한번도 투쟁을 통해 조직력을 강화하지는
못했다. 즉, 투쟁할때는 강고한 조직력을 형성하지만 투쟁의 말미에는 산산
조각이 난채 끝맺음해야 했다.
하는 등의 비난으로 일관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전혀 도
움되지 않는 내용들이다. 이러한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는 매 시기 투쟁을
통해 맺어 놓은 조직력이 투쟁을 종결하면서 회사에 반납하고 마는 현상이
된다.
이제부터라도 기성 정치집단과 다른 우리 노동자 특유의 단결력을 보여줄
때이다.

<표2>

5대 실천 과제 구 분 내 용 비 고
1 경영참여를 통한 고용안정 확보
경영참가를 통한 고용안정 우리사주조합외 3건
12개 조항
정리해고 요건 강화 명예퇴직제도 도입 외 4건
승계의무 강화를 통한 고용안정 확보 승계요건 강화 외 2건
2 노동강도 강화 저지
인원 자연감소시 충원 2개조항
노동강도 회사 일방 조정 근절
3 고용조정 후 미해결 문제 해소
무급 휴직자 연내 완전 복직
징계 해고자 12명 복직합의 등
정리 해고자 신규채용시 확보
4 노동조합 중심의 현장 조직력 강화
조합원 자격유지 강화 및 확대 조합원 탈퇴요건 강화외 3건
8개 조항
조합활동 보장 교육시간 확보 외 1건
현장통제 분쇄 및 조직력 강화 투쟁을 통한 현장 권력 확보
5 3사 통합 임. 단협을 통한 조직통합 완성